10분 만에 코로나19 진단하는 항원 진단키트, 신뢰성 논란 왜?

입력 2020-03-06 16:46   수정 2020-03-06 16:56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대되는 가운데 10분 안에 코로나19를 진단할 수 있는 항원 진단키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기존 RT-PCR 검사법에 비해 정확도가 떨어지는 한계 때문에 활용에 제약이 많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항원 진단키트는 의심환자의 검체를 키트에 떨어뜨리면 검체에 들어 있는 코로나19 항원이 키트에 탑재된 항체와 결합해 감염 여부를 표시하는 원리로 제조된다.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분석하기 때문에 분자진단으로 불리는 RT-PCR 검사법과 달리 항체와 항원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면역진단'으로 불린다. 피씨엘, 웰스바이오, 바디텍메드 등이 개발을 완료했거나 개발 중이다.

항원 진단키트의 가장 큰 장점은 진단의 신속성이다. 일반적으로 10분 안팎이면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임신진단키트처럼 키트에 검체를 떨어뜨리고 반응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하면 된다. 전문가들은 항원 진단키트의 정확도를 대략 80% 안팎으로 보고 있다.

현재 방역당국이 사용하고 있는 RT-PCR 검사법은 검체에 시약을 떨어뜨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특이적으로 나타나는 유전자를 증폭시킨 뒤 분석하는 방식이다. 정확도는 95% 이상으로 높지만 전문 검사기관에서만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의료현장에서 검체를 검사기관에 운송해야 하는 등의 이유로 수 시간이 걸린다. 진단 전문가들은 의심환자를 신속진단키트로 현장에서 빠르게 걸러낸 다음 RT-PCR로 확진하면 더 효과적으로 환자를 진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진단업계와 의료계에서는 "현 시점에서 제품력이 뛰어난 항원 진단키트 개발은 사실상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키트에 탑재할 항체의 완성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양질의 항체를 제조하려면 세포주를 개발한 뒤 항체를 배양하고 정제하는 과정을 여러 번 거쳐야 한다. 이 과정을 통해 특정 항원에 가장 잘 결합하는 항체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특정 바이러스 항원에 잘 결합하는 항체를 만들려면 최소 6개월이 걸린다"며 "현재 중국에서도 코로나19 항원을 정확하게 검출할 수 있는 항체는 개발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중국 우한에서 첫 환자가 발생한 것은 지난해 12월이었다. 그는 "현재 제품 개발에 쓰이는 항체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항체가 아니라 판코로나바이러스 항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항원 진단키트를 개발 중인 국내 기업들은 대부분 중국 협력사로부터 확보한 항체로 제품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학병원의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항원 진단키트를 개발 중인 업체 두 곳에서 시제품을 받아 실험한 결과 두 제품 모두 정확도가 낮았다"며 "이런 수준이면 감염자의 절반도 못 잡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현실적으로 좋은 항체를 개발하려면 2~3년이 걸리는데 지금 개발에 활용되는 항체는 품질이 낮은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항원 진단키트를 개발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우리가 확보한 항체는 분명히 코로나19 항체"라며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논문도 준비 중"이라고 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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